토요일 오전, 경주 터미널 스타벅스점ㅡ잡다한 생각과 아메리카노
오늘은 초딩졸업을 이틀 앞둔 유니가 컴퓨터 자격시험을 치른다고 오전부터 함께 나왔다
생각지못한 매서운 바람이 부는 학교 운동장을 지나, 아이를 시험장에 데려다주고 근처 터미널 스타벅스에 커피 한 잔 시켜 앉았다
손이 꽁꽁얼어서 따뜻한 아메리카노가 더 소중하다. 커피 맛을 잘 모르지만, 스벅 아메리카노엔 언제나 진심인 나다

언제부터였나는 모르겠지만, 이 커피 한 잔은 내게 참으로 많은 위로와 기쁨이고, 안식이었던 것같다
이. 아메리카노도 곧 가격이 오를거라던데, 나의 삶의 위안이자 신경안정제이며 활력소인 너를 위해 기꺼이 몇 백원 더 쓰리라ㅎ 생각해본다
사실,커피값을 줄인다면 많은 절약이 될 거란 건 안다. 가끔은 고민하기도 한다. 하지만, 열심히 일하는 나를 위해 내가 까지껏 부리는 사치가 이것이라면. 이 정도는 내 삶에 허용해주리라~^^

경주고속터미널은 내가 20여년전 처음 경주 땅에 친구와 버스타고 놀러왔을 때와 별로 달라진 것이없다
경주라는 도시가 굉장히 소박하고 낙후된 느낌을 주는 이 터미널이 바라보이는 이 자리가 나는 좋다
어쩌면 저 터미널과 이 스타벅스 건물은 참. 조화가 안 된다 싶기도하다. 경주라는 도시에 처음 발을 디딜 때 느꼈을 설렘과 좋은 추억이 고스란히 담긴 곳이리라 싶어 더 좋다

유니를 기다리며. 마저 읽으려고 책 한 권을 챙겨왔다. 첫페이지의 소년의 모습이, 한참 방황하고 힘들어하던 큰 아이의 표정과 닮아서 마음이 갔고 읽을수록, 아린 마음 이 느껴져 책장이 잘 넘어갔다

주말이면 기숙사에서 오는 큰 아이는, 이젠 제법 잘 웃어주고.. 카톡에 자기 감정도 표현한다. 뭐하고 사느라 아이가 그리 힘들어하도록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나에 자책하던 시간이었다.. 두통과 우울감과 불안으로 며칠씩 잠 못 이루어도, 아이앞에선 웃고 엉덩이 두둘겨주며 사춘기 겪은 이후 가장 많이 안아주고 쓰다듬어주었다
그 시간이 아이에게도 닿았는지 조금은 밝아진 아이의 모습에 가슴을 쓸어내린다
자식을 키운다는 건, 하루하루 잘 살아가는 건
정말이지 참..쉽지않은 일이다.
요즘, 머리도 마음도 복잡했고 새해가 되어도 새해기분이 나지 않았는데...나의 부모님도 이런 마음으로 나를 키우셨을까...자식은 부모의 사랑과 걱정을 먹으며 자라나..많은 생각이 함께 한다
주말 아침..커피 한 잔 마시며 주절주절 ..두서없다